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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전에 어머니께서 밥 짓고 남은 쌀뜨물을 꼭 한데 모아두시는 걸 보고
"왜 그냥 안 버리세요?" 물어봤더니,
"그게 보물이다." 하시더라고요.

그땐 이해 못했는데, 요즘은 진짜 뼈저리게 느낍니다.
**쌀뜨물은 단순한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라 '만능 생활용액'**이에요.

1. 싱크대 기름때 제거에 최고
가장 먼저 제가 직접 효과를 본 건 싱크대 청소입니다.
요리하다 보면 후라이팬에서 기름 찌꺼기나 국물 덩어리들이 싱크대에 떨어지잖아요.
세제로 닦기엔 좀 귀찮고, 물로만 하자니 기름이 번지고.
이때 쌀뜨물을 따뜻하게 데워서 붓고 10분만 두면
기름이 확실히 잘 떠요.

특히 첫 번째 쌀뜨물, 가장 뿌옇고 걸쭉한 그 물은
쌀 전분이 많이 녹아 있어 기름을 잘 흡착해주더라고요.

저는 요리 끝나고 남은 프라이팬에 쌀뜨물 한 컵 붓고
잠깐 불려뒀다가 부드러운 수세미로 문지르면
기름이 정말 잘 지워져요. 일반 세제보다도 깔끔해질 때가 있어요.

2. 식물 물주기에 쌀뜨물?
쌀뜨물에 영양분이 들어있다는 얘기, 많이 들어보셨죠?
특히 칼륨, 인, 미네랄 등 식물이 좋아하는 영양분이 포함돼 있어서
실제로 관엽식물이나 허브 키우는 분들이 쌀뜨물로 물 주는 경우 많습니다.

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쌀뜨물을 하루 이상 두지 않는 것.
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면서 냄새가 심해지고, 오히려 뿌리를 상하게 할 수 있어요.
그래서 저는 아예 물주기 전에 받은 쌀뜨물을
물과 1:1로 희석해서 당일 바로 사용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어요.

고무나무, 몬스테라, 페퍼민트 같은 애들은
확실히 잎 색도 진해지고 광택도 좋아졌어요.
단, 다육식물엔 절대 금물이에요. 과습될 수 있어서요.

3. 찌든때 세척에도 쌀뜨물이 유용
냄비 바닥에 눌어붙은 밥이나 탄 자국.
예전엔 철수세미로 빡빡 문질러서 코팅 다 벗기기 일쑤였는데
지금은 쌀뜨물에 한 시간 정도 불린 다음
베이킹소다를 뿌리고 닦으면 아주 부드럽게 지워져요.

특히 인덕션 전용 냄비나 코팅팬 같은 경우
강한 마찰로 닦으면 수명이 줄어드니까
자연세척 용도로 쌀뜨물이 제격이죠.

4. 세탁 전 담금용으로도 가능
이건 어머니가 해주시던 방식인데,
흰 면티에 김치 국물 튀었을 때나
와이셔츠 목 부분 누렇게 될 때,
쌀뜨물에 10분 정도 담가두고 일반 세탁을 하면
확실히 더 깨끗하게 빠집니다.

완전 표백 효과는 아니지만, 자연광택 + 냄새 제거 정도의 효과는 있어요.
특히 아이들 흙 묻은 운동화도 쌀뜨물에 불려놓고 빨면
세제 사용량도 줄고, 옷감 손상도 덜해요.

5. 설거지 마지막 헹굼물로도 좋아요
주방세제는 아무리 잘 헹궈도 미세하게 남는다고 하잖아요.
그래서 저는 그릇 설거지 후 마지막 헹굼물로 쌀뜨물을 씁니다.
전분 성분이 코팅처럼 마무리되어
미끄덩한 잔여감 없이 마감이 잘 되더라고요.

물론 아주 기름진 프라이팬 같은 건 안 되지만,
컵, 접시, 수저 같은 기본 식기류는 괜찮아요.
마지막 헹굼 한 번으로 유해 성분 걱정도 덜 수 있어요.

6. 탈취 효과도 꽤 괜찮다
예를 들어, 손에 생선 손질한 냄새나
마늘, 양파 다듬은 뒤에 남는 잔향.
비누로 씻어도 안 빠지잖아요?

이럴 때 쌀뜨물에 손 담그고 한두 번 문질러주면
냄새가 꽤 잘 없어져요.
특히 생선 손질한 후 주방 도마를 쌀뜨물에 담가두면
비린내 잡는 데 효과 있어요.

7. 가습기 물에 섞으면 안 되는 이유
이건 반대로 ‘하지 말아야 할 팁’인데요.
쌀뜨물을 가습기 물통에 넣으면
영양분 때문에 세균 번식이 잘 돼요.
절대 하지 마세요.

지인 중에 쌀뜨물이 좋다길래
가습기 물통에 희석해서 넣었다가
며칠 만에 안쪽에 시커먼 곰팡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.

쌀뜨물은 생물성 액체라
가열 없이 장시간 보관하거나
기계에 넣는 건 금물입니다.